티니안은 사이판 바로 아래에 있는 사이판보다 조금 작은 섬으로 자연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사이판을 여행하는 분들 중 티니안 여행에 관심 있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글을 작성해 본다.
티니안은 어떤 곳인가
티니안은 제주도 면적의 1/18 정도로 매우 작고, 인구도 3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고 조용한 동네이다. 사람이 밀집해서 사는 동네는 3곳이 있는데, 산호세, 캐럴리나스 헤이츠, 마포 헤이츠이다. 이 세 동네는 티니안 남쪽에 같이 붙어있으며, 그중 산호세 마을이 제일 크고 바다와도 붙어있어서 제일 볼 것이 많은 번화가라고 생각하면 좋다. 하지만 번화가라고 해도 섬 전체에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대형마트나 재미있는 놀거리 등을 기대하면 오산이다. 티니안은 자연 경치 감상과, 스노클링과 물놀이, 역사 유적지 탐방 이 3가지 이외에는 할 것이 없으니 참고 바란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 티니안에서 봤던 풍경이 사이판에서 본 풍경보다 아름다웠기 때문에 자연을 좋아하는 분들이나 예쁜 해수욕장에서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하길 원하는 분들은 티니안 여행도 정말로 추천한다.
티니안은 브로드웨이와 8번가 도로가 주 도로이다. 브로드 웨이를 타고 사이판 남쪽 지역에서 북쪽까지 올라갈 수 있고,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올 때는 8번가 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단순한 순환형 도로라고 생각하면 되어서 도로 길은 매우 단순하다. 아까 소개한 세 마을들을 벗어나 브로드 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주변에는 자연밖에 없다. 티니안도 열대지역이기 때문에 어딜 가나 초록색 풍경을 보게 된다. 티니안 북쪽에는 각종 제2차 세계대전 전쟁 관련 유적지가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유명한 것은 원자폭탄 탑재소이다. 티니안 남쪽에는 스노클링 하며 물놀이하기 좋은 타가 비치와 타총나 비치가 있다.
여행지
타가 비치: 타가비치는 내가 살면서 본 바다 중 가장 예쁜 바다였다. 일반적인 해수욕장과는 다르게 만처럼 커브형 지형이 구성되어 있어서 되게 프라이빗한 느낌을 주는 작은 해변이다. 산호세 마을과 가까운 편이라 접근성도 좋다. 하지만 워낙 사람도 적고 관광객도 적기 때문에 한적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타가 비치에는 이름에 걸맞게 타가 스톤 모양으로 난간 부분을 디자인이 되어 있다. 에메랄드 빛깔 바닷물 색이 매우 아름답고, 바위에서 다이빙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같이 갔던 지인은 스노클링 하면서 거북이와 많은 물고기들을 보았다고 했다. 그래서 티니안에 여행을 온다면 타가 비치는 꼭 방문하시면 좋으리라 생각된다.
타총나 비치: 일반적인 예쁜 바닷가인데, 물놀이와 스노클링을 하기 좋은 곳이다. 타가비치에서 500m가량 남쪽에 위치한 곳이다. 타총나 비치 뒤편에 숙박 건물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것 외에는 타가비치와 마찬가지로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단순히 도로랑 멋진 자연만이 있는 곳이다. 그래도 걸어서 산호세 마을까지 갈 수 있는 거리여서 위치적으로 나쁘진 않다. 다만, 주변에 물을 공급받을 곳이 없기 때문에 탈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물을 넉넉히 챙기시는 게 좋다.
타가의 집: 산호세 마을에 위치해서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차모로족의 상징인 거대한 라테 스톤들이 세워져 있는 곳이다. 이곳은 과거 차모로 족장의 집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브로드웨이: 티니안 중심부에 위치한 티니안 공항에서 브로드웨이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좌측에 철물점이 보이는 지점이 있다. 이 지점의 도로가에는 "Welcome Tinian"이라는 팻말이 하나 있고, 직선 도로와 함께 내리막길이 펼쳐져 있어, 멋진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다.
분량 상 북부 전쟁 유적지 관련 내용은 생략한다.
자유여행 VS 패키지여행
티니안은 섬 자체가 작아서 사이판에서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패키지 투어가 있다. 사이판에서 아침에 출발해서 저녁 전에 돌아오는 패키지여행이었는데, 티니안에서 중요한 명소는 빠르게 다 둘러볼 수 있었다. 가격은 항공비와 식비 등 모든 것을 포함하여 인당 170 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솔직히 볼 만한 명소가 적어서 당일치기 만으로도 괜찮았다는 생각은 드는데, 한편으로는 조금 아쉬웠기도 했다. 나는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그 마을의 풍경은 어떻고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하는지, 주변에 어떤 편의시설이 있고, 슈퍼마켓은 어떻게 생겼고, 물가는 어떻고,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은 무슨 맛이고 등등 이런 것들을 알아가는 게 재미있다고 느껴서 패키지여행으로는 그런 부분들이 많이 충족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섬의 도로 자체가 워낙 단순하고, 차도 많이 다니지 않아서, 지금 장롱면허인 나도 충분히 차를 몰아볼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자유여행으로 와서 차를 하루 정도 렌트 한다면 원하는 구석구석 드라이브 해서 가보면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가이드의 도움 없이도 사전에 어떤 곳이 명소인지를 간단히 조사해 놓는다면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행 일정이 촉박하다면 가이드를 써서 사이판에서 당일치기로 갔다 오는 것이 좋고, 시간이 조금 여유롭다면 1박 2일이나 2박 3일 정도를 자유여행으로 갔다 오는 것도 추천한다. 하지만 티니안은 숙소가 적기 때문에 혼자 여행할 경우, 숙박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 수 있는 점은 감안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