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북부투어를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이판 북부 지방은 자연환경과 유적지가 보존된 곳으로 사람들은 많이 살지 않지만 볼거리가 꽤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을 읽으시면 사이판 북부투어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감을 잡으실 겁니다.
만세절벽
만세절벽은 사이판 북쪽 바다와 맞닿아 있는 곳입니다. 사이판 남쪽 지방에서 출발하시면 차로 30분 정도가 걸리고, 사이판 중앙에 위치한 가라판에서 출발하시면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름이 만세절벽일까요? 그것은 전쟁의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사이판은 1차 세계대전 초창기인 1914년부터 일본이 점령하여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사이판을 점령하기 위해 사이판에서 일본군과 전쟁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1944년, 일본군이 전쟁에서 패배하게 되자, 많은 이들이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며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세절벽은 수많은 일본인들이 자살을 선택했던 슬픈 역사의 현장으로, 그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만세 절벽’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만세절벽을 낮에 방문하신다면, 절벽 아래로 녹초지와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잘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주변 추모비와 유적물과 같은 것들을 잠깐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세절벽을 해가 진 저녁에 찾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만세절벽은 가로등이 없어 어두운 사이판 북쪽에 위치하고 동쪽 하늘도 같이 볼 수 있기 때문에 별자리를 관측하기 매우 좋은 곳이어서 별빛투어가 진행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별빛투어는 밤에 구름이 없고, 음력으로 1일 되는 날에 가면 정말 멋진 수많은 별들이 빛나는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별빛투어를 신청하시게 되면 아마 사진사분이 별이 잘 나오게 해서 사진을 찍어주시기도 하는데, 사진을 잘 찍으시는 분들이라면 그냥 삼각대와 카메라를 챙겨서 렌트한 차량으로 드라이브 갔다 오시는 것을 정말 추천드립니다. 별빛투어시 가이드분이 별자리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주시기도 하는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보면 실시간으로 현 위치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가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어플을 설치하셔서 별빛투어 때 활용하신다면, 조금 더 알찬 별빛투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새섬
새섬은 이름 그대로 새들이 많이 서식하는 정말 작은 바위 섬입니다. 위치는 사이판 북동부 지역에 있으며, 사이판 북부 지역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새섬 전망대가 바로 보입니다. 새섬 전망대 근처에 차를 잠깐 세우고 내려서 사진을 찍으면 정말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새섬 전망대 근처의 절벽과, 새섬 주변의 바다가 정말로 아름답기 때문인데요, 특히 새섬 주변의 바다는 에메랄드 빛과 푸른빛의 바다가 교차하는 경계선이 뚜렷하게 잘 보여서 정말 신기하기도 합니다.
새섬에는 직접 갈 수 없기 때문에 새섬 전망대를 통해 새섬을 구경하거나, 새섬 트레킹 코스를 따라 내려가 새섬과 가까운 해변으로 내려가볼 수는 있습니다. 일반적인 투어 업체에서 운영하는 북부 투어는 새섬 전망대가 코스에 포함되어 있지만, 새섬 트레킹 코스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트레킹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개별적으로 트레킹 코스를 지도에 검색해 찾아 가시면 되겠습니다. 트레킹 코스는 새섬 전망대에서 1km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좋고, 트레킹 코스가 매우 가파르거나 길지는 않기 때문에 트레킹을 자주 해보셨던 분들이라면 큰 문제없이 트레킹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트레킹 하셔서 새섬 해변에 도착하시면, 바다 건너 커다란 새섬이 보입니다. 모래사장에는 예쁜 산호 조각들이 많고, 소라게 같은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풍경 자체가 멋있기 때문에 시간이 남으시면 한 번 가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라스트 커맨드 포스트
라스트 커맨드 포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만세절벽과도 역사적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장소로 상세한 역사적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라스트 커맨드 포스트는 사이판 전투의 중요한 역사적 장소 중 하나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마지막으로 방어했던 지점입니다. 이곳은 사이판 북부의 마피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당시 일본군의 주요 방어 기지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이판 전투는 1944년 6월 15일에 시작되었습니다. 미군은 일본 본토에 가까운 사이판을 점령하여 전략적 기지를 확보하고자 했고, 전투는 약 3주간 지속되며 1944년 7월 9일에 공식적으로 종료되었습니다. 라스트 커맨드 포스트는 일본군 지휘관들이 작전을 지휘하던 장소로, 굴과 터널을 이용하여 방어선을 구축하였습니다. 사이판 전투 동안, 라스트 커맨드 포스트는 매우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많은 일본군 병사들이 이곳에서 저항하였고 많은 희생이 있었습니다.
일본군이 미군의 압도적인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패배가 임박하자, 많은 일본군 병사들과 민간인들이 자살을 선택하였습니다. 라스트 커맨드 포스트에서 패퇴한 일본군과 민간인들은 인근의 만세 절벽과 자살 절벽에서 자살을 감행하였습니다. 이는 일본군의 패배를 상징하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현재 라스트 커맨드 포스트는 사이판의 중요한 역사적 관광지로, 제2차 세계대전의 흔적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장소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당시 전쟁에서 사용된 무기와 장비, 참호와 동굴을 직접 볼 수 있으며, 전쟁의 참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곳을 직접 방문해보면서 지금의 사이판은 정말로 평화로운 곳이지만, 이런 아픈 전쟁의 역사가 있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