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에서 인기 있는 투어 중 하나는 별빛투어이다. 그만큼 밤하늘에 많은 별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게시글을 읽으면, 사이판 밤하늘을 예쁘게 찍기 위해 알아야 할 점을 알아갈 수 있다.
위치
사이판 내에서 밤하늘에 별을 잘 보기 위해서는 주변에 빛이 거의 없어 깜깜한 지역을 고르는 것이 제일 좋다. 그래서 추천하는 첫 번째 장소는 만세절벽이다. 사이판 북쪽은 유적지와 자연환경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다. 도로가에 가로등도 없어서 해가 지고 나서 켄싱턴 리조트를 넘어 사이판 북쪽으로 드라이브를 할 때면, 정말 깜깜하다. 목적지인 만세절벽에도 조명 하나 없어서 정말 어두운 곳이라 별을 보기는 정말 좋은 곳이다. 서쪽, 북쪽, 동쪽 하늘을 모두 관측할 수 있어서 좋다. 다만, 이곳은 별빛투어 장소이기도 하고, 관광객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진 장소이기 때문에 투어가 진행되는 저녁 8시 무렵에는 사람이 많다. 사람이 많으면, 휴대폰이나 자동차 불빛 등으로 인해 주변이 자주 밝아질 수 있어서 촬영에 방해가 되기도 하니 참고하면 좋다. 만세절벽은 10시가 넘으면 사람들이 거의 빠지기 때문에, 제대로 된 관측을 하고 싶다면 밤 10시 이후에 방문하면 좋다. 그리고 만세절벽은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 많아서 사이판 타 지역보다 춥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외투를 하나 준비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추천하는 장소는 Abandoned Pacific Barrier Radar III이다. 이곳은 사이판 북부 내륙 지역으로, 오래된 커다란 레이더 송신기가 있다. 구석진 곳에 있다 보니 사람들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어서 어둡고 조용해서 별을 관측하기에는 좋다. 세 번째로 추천하는 장소는 사이판 동부에 위치한 탱크비치와 마린비치이다. 주변 풍경은 좋지만 어둡고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별을 관측하기에는 좋다. 마지막으로, 마나가하섬을 추천한다. 마나가하섬에서 캠핑을 한다면 주변에 불빛이 없고, 사방이 트여있어서 정말 많은 별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제약이 따른다. 관광객은 오후 4시 전에 마나가하 섬에서 퇴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최소 1명의 현지인이 있어야 마나가하섬에서 1박 2일 캠핑이 가능하다. 현지인도 그냥 캠핑을 할 수는 없으며, 관할기관에 가서 허가를 받은 후에 가능하다. 그래서 아는 현지인이 있다면 시도해 볼 방법 중 하나이긴 하지만, 현지인이 없는 경우는 만세절벽에 가서 별을 보는 것을 제일 추천한다.
밤하늘을 잘 찍기 위한 조건과 팁
별을 찍는데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먼저, 날짜가 중요하다. 음력이 표시된 달력을 보면, 음력은 매달 29일이나 30일까지 있다. 이 중 음력 15일 근처가 보름달이 뜨는 날이며, 음력 28일에서 음력 2일 정도가 달이 그림자에 가려져 거의 볼 수 없는 날이다. 보름달이 뜨는 음력 15일 근처에는 달빛이 매우 환하기 때문에 상대 적으려 별빛이 약하게 보인다. 그래서, 별을 많이 보고 싶다면 보름달이 뜨는 날은 피하고, 음력 28일에서 음력 2일 정도에 별을 관찰하는 것이 제일 좋다. 또한, 별을 잘 관찰하기 위해서는 기상상황도 정말 중요하다. 달빛이 어두워서 별을 보기 좋은 날일지라도, 구름이 잔뜩 끼여있거나, 비가 오면 별빛을 보기 힘들다. 그래서 최대한 맑은 날에 밤하늘을 찍는 것이 좋다. 하지만 구름이 많이 하늘을 가리더라도 엄청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이판은 우리나라보다상대적으로 구름이 낮게 뜬다. 그래서, 구름이 이동하는 속도가 정말 빠르다. 그래서, 처음에는 하늘이 구름으로 뒤덮여 별들을 보기가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 별이 빛나는 하늘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팁을 주자면, '플레이 스토어'에 있는 'Star Walk 2'라는 어플을 통해 실시간으로 휴대폰이 위치한 곳에 어떤 별이 어느 방향에 뜨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나는 별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마다 이 어플을 통해 지금 하늘에서 어떤 별자리를 찾을 수 있는지를 봤었다. 저번 겨울에 사이판에 있었을 때는 숙소 앞바다인 사이판 서쪽 바다에서 별들을 많이 보았었는데, 항상 초저녁에 카시오페아 자리가 서쪽 하늘에서 지는 모습을 보았고, 오리온자리는 밤이 되면 항상 잘 보였으며, 북두칠성은 새벽이 되어서야 보이기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이 어플을 통해 목성이나 화성과 같은 태양계 행성들의 위치도 볼 수 있고, Milky way 같은 은하의 위치도 알 수 있기 때문에 때문에 정말로 유용했다. 별자리에 관심이 있다면 이 어플을 꼭 써보길 바란다.
휴대폰으로 별을 찍는 방법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을 휴대폰으로 그냥 찍는다면, 검은 화면만 나올 것이다. 그래서, 휴대폰의 카메라 기능을 어느 정도 익혀서 촬영 모드를 조금씩 변경해 가며 찍어야 한다. 나는 삼성 갤럭시 울트라 노트 20 유저라서, 이 폰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갤럭시 폰에 기본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 어플로 들어가면, 더 보기 란에서 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거기서 ISO를 800 이상으로, speed를 10초 이상으로 세팅하면 된다. 여기서 ISO란 빛의 민감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쉽게 말해서 ISO가 높으면, 어두운 빛에도 카메라가 빛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사진이 밝게 찍히고, ISO가 낮으면, 카메라가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서 밝은 불빛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어둡게 찍히게 된다. 밤하늘의 별을 사진 속에 담기 위해서는 ISO를 어느 정도 높게 설정해 두어야 제대로 된 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리고 speed는 셔터 스피드를 말하며, 쉽게 말해 사진을 찍는 시간을 뜻한다. 일반적인 사진은 0.01초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사진을 찍어도 사진이 밝게 잘 나온다. 하지만, 깜깜한 하늘을 찍으려면 카메라가 빛을 오랫동안 받아들여야 별이 사진 속에 담기게 되기 때문에 speed도 꼭 설정해야 한다. 이것 두 가지를 꼭 설정한 다음, 삼각대에 휴대폰을 고정하고 촬영하여야 한다. 삼각대가 없으면, 바닥에 있는 돌멩이 같은 것들을 이용해 휴대폰의 촬영 각도를 맞추고, 휴대폰이 촬영 중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한 후에 사진을 찍어야 한다. 휴대폰을 손에 들고 사진을 찍는 것은 손떨림으로 인해 선명한 사진을 얻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휴대폰을 고정하고 찍어야 한다. 그 밖에, WB 기능을 이용해 원하는 색감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WB는 기본적으로 5500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5500보다 낮은 값으로 설정하면, 사진이 좀 더 푸른 톤이 살아서 좀 더 파란 느낌의 밤하늘을 찍고 싶다면 4200에서 5500 사이로 설정하면 좋다. 그리고, 5500보다 높은 값은 사진에 붉은 톤을 좀 더 살릴 수 있다. 붉은 계열 색상의 밤하늘을 찍고 싶다면 WB를 5500에서 7500 사이로 설정하면 좋다. 그리고 아까 알려드린 'Star Walk 2'어플을 통해 Milky way 같은 은하의 위치를 파악한 뒤, 은하가 보이는 하늘을 뒤로하고, 사진을 찍으면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