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은 미국령에 속하기 때문에 미국의 공휴일을 따른다. 하지만 거주민들이 대부분 아시아계이기 때문에 그들은 그들만의 공휴일을 갖기도 한다. 이번 게시글을 읽으면 사이판의 12월에서 2월에 걸쳐있는 연말과 연초의 공휴일인 크리스마스, 새해, 설날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크리스마스
우리나라에도 크리스마스가 있지만, 간단한 이벤트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은 크리스마스가 중요한 명절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파티를 크게 여는 경우가 많다. 사이판도 미국령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는 사이판에서 중요한 명절로 여겨진다. 사이판은 항상 열대지역의 날씨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에도 낮에는 30도까지 올라간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를 사이판에서 보낸다면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하면서 써머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된다. 내 기억상으로 크리스마스 1주쯤 전부터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집집마다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미국 드라마에서 보이는 정도의 그런 수준으로 장식을 하진 않는다. 그냥 적당한 정도로 과하지 않게 장식하는 것 같다. 레스토랑과 대형마트에서도 슬슬 크리스마스를 위한 장식들을 해둔다. 사이판은 기념일에 폭죽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은데, 크리스마스 당일이나 전날부터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사이판에는 현지 성당도 있고 한인 교회도 있는데, 크리스마스이브나 당일날 예배를 크게 드리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당일이 되면 현지인들은 보통 여러 가족들이 모여 풍성하게 음식을 장만한 후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크리스마스 1주일 후가 새해 1월 1일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바로 모두 떼지 않고 연초까지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새해
어디를 가나 그렇듯이, 새해는 모든 국가와 개인에게 있어 큰 의미를 갖지 않나 생각한다. 사이판의 큰 리조트들은 새해 카운트 다운 행사를 하며, 새해 1월 1일 00시 00분 00초가 됨과 동시에 대규모 불꽃놀이를 한다. 그래서 1월 1일 00시에 사이판에 있다면 큰 리조트 내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불꽃놀이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리조트에 머무는 숙박객이 아니더라도, 리조트 내 정원과 같이 꾸며진 시설물에 입장하는 것은 무료이니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에서 숙박하더라도 그냥 몸만 가면 된다. 이 시간에는 너도나도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 평소보다 리조트에 사람이 붐비는 것을 볼 수 있다. 리조트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 바를 오픈하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팔기도 한다. 현지인들도 리조트에 와서 새해를 맞이하곤 한다. 아니면 가족 및 친척단위로 모여서 그들만의 장소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분들도 있다. 사이판은 한국보다 1시간이 빠르게 때문에 한국보다 1시간 빨리 1살을 먹는다. 새해가 낀 연초에 사이판에 왔다면 리조트에서 불꽃놀이 축제는 꼭 보길 바라겠다.
설날
여기서 말하는 설날은 음력 1월 1일이다. 우리나라에선 설날이 큰 명절이지만 사이판에서는 큰 명절은 아니다. 하지만 사이판에는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어서, 한인들은 한국에서 처럼 설날을 보내기도 한다. 사이판에는 한인 물물거래 및 정보공유 단체 카톡방이 있다. 지금은 이 톡방에 한 960명 정도가 있다. 설날이 되면 음식점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여기서 각종 전이나 튀김, 잡채, 떡갈비 등 설날 음식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그래서 사이판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설날을 기념하는 의미로 한식당이나 한인 마트에서 음식이나 식자재를 사서 떡국을 비롯한 각종 설날 음식들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하지만 사이판에서의 설날은 한국인들만 기념하는 명절은 아니다. 사이판에는 중국인 거주자가 한국인 거주자보다 많다. 중국인들이 설날을 보내는 풍경은 매우 독특한데, 그들은 그들의 가게 앞에 나와서 폭죽을 설치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기다란 폭죽이 아니고, 바닥에 장판처럼 까는 형태의 폭죽이 있다. 개인이 대규모로 폭죽을 터뜨리는 경우도 꽤 있는데 폭죽 값만 200달러가 넘어갈 것 같은 비주얼을 풍기기도 한다. 설날 자정 즈음에 폭죽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바닥에 장판처럼 까는 폭죽이 아니라도, 비치로드로 나오면 이곳저곳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설날은 음력으로 1일에 해당하기 때문에 달이 보이지 않는다(삭). 그래서 별빛투어를 하기가 좋다. 구름이 많이 없다면, 리조트에서 새해를 즐긴 후 만세절벽 근처에서 돗자리를 깔고 누우면 정말 많은 별들을 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사이판에서의 기억에 남는 연말에 있었던 행사는 12월 16일이나 17일쯤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모여 승전기념일을 축하하는 파티였다. 그곳에서 방글라데시 공연을 보고, 그들의 전통 음식을 먹어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