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은 우리나라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마을주민들이 선호하는 음악의 장르도 다르다. 이번 게시글을 읽으면 사이판의 음악과 노래 문화에 대해서 알 수 있다.
레게음악
사이판은 열대 기후와 느긋하고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마을 주민들은 레게 음악을 많이 듣는다. 사이판의 젊은 층들은 미국의 팝 장르를 듣는 경우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사이판에서 지낼 때는 레게음악을 제일 많이 접했던 것 같다. 레게 음악은 특히 바닷가에서 많이 들을 수 있다. 사이판 바닷가에는 현지인들이 가족이나 친척 단위로 와서 물놀이와 여유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바닷가 주변에 차를 세워놓고, 옆에 간이 의자를 설치하고 앉아서 레게음악을 들으며 바다를 감상하는 경우도 많다. 좀 더 제대로 휴양을 즐기시는 분들은 테이블과 먹을 것, 물놀이 용품 등을 다양하게 준비해서 바닷가에서 느긋하게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분들도 많다. 레게음악은 바닷가가 아니더라도 식당이나 숙소등 다양한 곳에서 접할 수 있다. 사이판에 며칠 단위로 잠깐 여행하시는 분들은 레게음악을 접할 기회가 적어서 모르고 넘어갈 수 있지만, 사이판에서 일주일 이상 지내다 보면, 레게음악에 익숙해질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튜브를 통해 레게 음악을 듣는데, 잘 알려진 유명한 아메리칸 팝송을 레게 버전으로 편곡한 플레이리스트를 듣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간혹 레게 음악을 들을 때 내가 아는 아메리칸 팝송의 레게버전이 나오면 흥겹기도 하고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사이판에서 생활하면서 현지인이 자신의 집에서 간단한 파티를 하기 위해 나와 내 일행분들을 초대한 적이 있었는데, 배경음악이 레게음악이었던 것이 생각난다. 이처럼 레게음악은 사이판 문화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으며, 사이판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음악 장르이다.
K-pop
사이판 관광객 중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한국이다. 10년 전쯤에 사이판은 한국, 중국, 일본 관광객이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한국 관광객 수는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 코로나 사태 직전에 한국 관광객 수가 제일 많았다. 2020년 코로나 사태가 심해지자, 관광을 목적으로 사이판에 입국이 매우 어려워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코로나가 조금씩 잠잠해지면서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먼저 입국제한이 풀려서 전체 관광객 수의 80% 정도가 한국인인 적도 있었다. 그만큼, 사이판은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나라이며, 관광산업이 주요 산업인 사이판 특성상, K-pop 문화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2023년 1월에 NMI Museum of History and Culture 지역에서 야시장과 사이판 전통 공연 무대를 볼 수 있는 행사가 있어서 참여했던 적이 있었다. 맛있는 야시장 음식을 사 먹으면서, 10대 후반의 고등학생 정도로 되어 보이는 사이판 현지인 분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공연이 있었다. 음악 장르는 크게 차모로족의 전통 음악과 21세기 팝이었다. 그곳에서 사이판 전통 공연도 많이 보았지만, 가끔씩 K-pop 노래를 틀고 춤을 추는 공연도 몇 번 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사이판에서 관광객분들이 많이 찾는 라이브 공연 바 중 하나인 갓파더에 갔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서 라이브 공연은 보통 밤 9시에서 12시 사이에 주로 열린다. 사이판에 워낙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보니, 갓파더에 가면 한국인이 대부분인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래서 정말 신기하게도, 라이브 공연 하시는 분들은 한국인이 아니지만, 한국인이 많은 날은 한국 노래로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서 기분이 묘했다. 20대나 30대 정도의 젊은 층도 많이 오지만, 50대 이상의 분들도 많다. 50대 이상의 한국인 분들이 많으면, 요즘 K-pop 보다는 옛날 트로트나 가요로 라이브 공연을 하기도 한다. 이런 일이 있을 만큼, 사이판은 한국인이 제일 많이 찾는 관광지로서 K-pop이나 한국 가요를 좀 더 자주 들을 수 있다.
한 가지 더 알려드리고 싶은 점은, K-pop 노래 중 '볼빨간사춘기'의 '여행'은 사이판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고 한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사이판의 풍경을 정말 잘 담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여기가 어딜까 맞춰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아메리칸 팝
사이판은 미국령에 속한 곳이기 때문에 영어를 사용하고, 아메리칸 팝송도 많이 듣는다. 팝송도 레게음악처럼 현지인들 사이에서 일상생활을 하며 많이 듣는 음악으로 자리 잡았다. 사이판에서 지내면서 알게 된 현지인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의 차를 얻어 타고 이동한 적이 많았는데, 그는 항상 차를 타고 이동할 때마다 음악을 틀었다. 그러면서 가끔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보라고 음악 플레이리스트가 켜져 있는 그의 폰을 나한테 잠깐 주기도 했다. 그래서 음악을 고르기 위해 그의 플레이리스트를 여러 번 보았었는데, 대부분이 아메리칸 팝송이었다. 그래서 가끔 플레이리스트를 보다가 내가 아는 노래가 있으면 틀어놓고 같이 흥얼거린 적이 기억이 난다. 그리고, 사이판에서 지내면서 알게 된 가족분들의 연말 파티에 초대받은 적이 있었는데, 돌아가며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 있었다. 테이블 위에 블루투스 스피커와 마이크가 있어서 앞에 한 명이나 두 명씩 나와서 노래를 불렀다. 그곳에서 현지인 분들은 아메리칸 팝송을 불렀던 기억이 난다. 아메리칸 팝송은 식당이나 숙소 등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다. 이처럼 사이판에서는 아메리칸 팝송도 많이 접할 수 있다.